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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3| | (081013) .
  2. 2008.10.12| | (081012) 10월 둘째주
  3. 2008.09.28| | (080928) The Otter song
  4. 2008.09.17| | (080915) 9월 첫번째
  5. 2008.08.10| | (080810) 의미있는 하루
  6. 2008.07.26| | (080725) 08 서머 홀리데이
  7. 2008.07.21| | (080721) 이유
  8. 2008.07.21| | (080720) 횡성워크샵
  9. 2008.07.06| | (080706) 잃어버림
  10. 2008.06.29| | (080629) 08년 2/4분기 마감주
  11. 2008.06.23| | (080623) 발견
  12. 2008.06.23| | (080622) 사진찍기
  13. 2008.05.25| | (080525) 대화 1
  14. 2008.05.18| | (080518) 밸런스
  15. 2008.05.16| | (080516) industrial facility
  16. 2008.05.13| | (080513) 변화,적응
  17. 2008.04.19| | (080419) NOTHING DESIGN GROUP
  18. 2008.04.19| | (080418) The Hoosiers- Goodbye Mr.A
  19. 2008.04.11| | (080410) 필립스탁
  20. 2008.04.07| | (080407) 갱생
  21. 2008.03.24| | (080323) 봄 비
  22. 2008.03.11| | (080311) 베르너 팬톤 展 中
  23. 2008.03.09| | (080308) 술자리
  24. 2008.03.05| | (080305)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과 장재훈 그리고 또 누구?
  25. 2008.03.03| | (080303) 내 너희를 춤추게 하리라!
  26. 2008.02.29| | (080229) IKEA
  27. 2008.02.28| | (080228) 탕즈강 展
Thoughts 2008. 10. 13. 23:46

(081013) .




저 달 넘어

푸른 시월이 왔다

또 가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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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10. 12. 23:17

(081012) 10월 둘째주


                                                                                                                         담배-안성하作

1. 나이 서른에 권고사직을 경험한 한 친구는 그 낯설고 묵직한 현실과 더불어.
   그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보이고 만,  무너지고 있는 자신을 목격해야 해야했다는 잔임함 말고도,
   이제야 함께 하고 싶은 여자를 만나고도, 그 앞에 멋진 남자로 보일 수 없음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2.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대취(大醉), 고민이 있었던지, 유난히 몸이 말을 안들었던지, 아님 스스로 정신을 놓아버렸던지.
   결국에 평소에 가둬뒀던만큼, 가끔 '까꿍' 하고 나오는 그 다른  모습도 결국엔 한사람 몸속에 들어있는
   '그'도 '그'이다.

3. 가끔은 '뭐 때문에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다음주에 민트페스티발도 서울디자인올림픽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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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9. 28. 23:20

(080928) The Otter song


  <BGM:Box Codax - I swam with the otter>

다가 수달을 부러워하게 될줄을 꿈에도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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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9. 17. 21:04

(080915) 9월 첫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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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ne page a day, 물론 하루에 하나씩 쓴다는 생각은 없었다만, 한달에 하나 쓰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2. 약기운인지, 휴일동안 꽤나 많이 잤다.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는게 계속 잘 수 밖에.
   치질수술을 한 아빠, 대상포진에 걸린 엄마, 다리골절과 결석이 같이 온 둘째, 그리고 내상이 깊은 나,
   첫째도 그리 좋은 컨디션은 아닌 것 같고, 추석 보름달을 보며 '건강' 소원을 빌게 될 줄이야.

3. 한 2년 가까이 본의 아니게,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졌었다. 먼저 전화를 살갑게 거는 스타일도 아니거니와
   글쎄 뭐가 문제였을까. 그냥 다 무의미하다고 느껴졌었다. 아니 그보다 나 하나 세워두기가 어려웠다. 그 사이
   에 망가진 몸 같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도 잃어버린 듯 했다. 뭐 그랬다.

   쉬는 내내 이런 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명과의 통화와 메신저.
   
    1) '파리'간다며?
         - 출장이고, 가고싶지않은 건수야. 주말반납에 보고서 쓰느라 바빠. 아마 몸이 더 망가질꺼야
        '파리'자나
           : 그래, 결국 나 아닌 사람한테는 다 좋게 보이게 마련이다. 부정하지 말자

    2) '나 어디게?
          - 집 아니면 회사?
        '미국'
          - 거긴 왜 갔어?
        '나 이혼했다'
          - 그랬구나
         (중간생략)
         '나도 사니깐. 너의 삶은 이보단 수월할꺼야. 건강하게 잘살아'
          : 어찌됐던지, 슬프지만 계속 살아가게는 된다.

     3) 한번봐야지
          - 헉
         왜?
          - 넌 먼저 그런말 잘안하자나?
           : 생각해보니깐 그랬던거 같긴하다. 왠지 난 그런거 어색해했던거 같다. 왜지?


4. 쉬면서 읽던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얘기를 그가 하고 있었다.'행복은 고통이 없는 상태'라는 것..(나는 성자의 경지에 오른 것일까?) 고통은 결국 어떠한 것에 내가 반응 하는 것인데, 외부를 컨트롤 할수 없기때문에 내가 그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라는 것이다. 그게 어렵긴 하지만 알고 노력 하는게 얼마나 중요한가.

5. 또 하나, 이번에 느낀것은.
결국에 사는 것은 Share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내가 가진 것을 없는 이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런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간과 경험, 생각을 나누는 것이라는 것이고, 그게 한동안 나한테 결여되어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생산적인 무엇을 내놓은다면 더 알흠다운 것이고.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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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상대로 였다면 굉장히 바쁜 토요일과 일요일의 휴식을 보냈어야 했다. 휴가를 보낸 다음 주 였다는 것도 큰 요소였겠지만, 그 것보다도 지난 한 주일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굉장히 말그대로 소진되어 아무것도 할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토요일로 잡아뒀던 약속 두건을 예정대로 했다간은 주말동안 체력이 회복되지않을 것이라는 날카로운 자체분석에 따라 지친몸으로 주중 일과 후에 처리해버렸다. 때마침 고장난 PC와 더운 날씨 덕에 주말 스터디도 건너 뛰었다. 그리곤 마지막 날이었던 학원도 처음으로 가지 않았다. 아니 사실 가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가 맞겠다. 아침에 눈을 떳으나, 몸이 가지 말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그게 더 나에게 필요하다고 했기 때문에. 내가 결정을 그리했다. 아무튼 그러다보니 빡빡했던 토요일이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날이 되었다.
꽤나 간만이다보니, 어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쌓여있던 피곤이, 말복도 지났다는 더위는 나를  아무것도 못하게, 계속 나를 눈을 감게 했다. 뭔가 이렇게 보내면 안될 것 같았지만, 잠을 푹 자본지가 너무 오래인지라 차라리 이런 시간과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런 상태가 고맙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이건.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아니었고. 일종의 도입부랄까.
하루를 갑작스레 늘어지게 보냈으니 오늘(일요일)은 그냥 또 내버려두기엔 스스로에게 미안했다. 주말이니깐.

1. 친구와 약속을 잡고 주유를 하고 얻은 아주 달달한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은 아주 느긋하게 차를 몰았다. 사람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할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어제는 아무 생각조차 육체가 못하게 했으니깐.

2. 꽤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그래봐야 한달과 두달 사이일거다. 그런 애다. 인생의 2/3동안 아니 한 3/4년을 알아온 친구니깐.이 관계는 친해서 오래만난 건지, 오래 만나서 친한건지 모르겠는 그런 거다. 딱히 나와 비슷하지도 않고, 전화를 하면 서로 딴소리하고 짜증내고 큰소리 내는게 대부분이다. 근데 사실 뭐 그런것도 너무 오래되나서, 신경안쓰는, 그게 일상인 그런 관계다. 하여튼 오랜만에 봤다. 만나봐야 별 얘기도 안한다. 사람들은 가장친한 친구라면 소소한 모든것과 고민들을 공유한다고도 말하지만. 이건 그런관계도 아니다. 그냥 만난다. 그리고 또 말없이 커피마시고 시덥잖은 얘기하다가 또 말없고 그런다. 근데 뭐 그렇다고 신경쓰이지도 않는다. 영화를 보러가서 전화받으러 중간에 잠시 나갔다가, 어두워서 다시 자리로 가지않고 아무 빈자리 가서 봤다. 그래봐야 끝나고 '어디갔었냐?', '전화받으러' 그냥 이런 관계다.  뭘까. 이젠 그런 관계인 친구다. 얘랑 있는건 친구가 아니라 뗄래야 뗄수 없는 가족같은 그런 관계같다. 마냥 편하고 마치 나를 대하듯.

3. 2번 친구를 만나고(얘는 일찍 내려갈 것이므로) 홍대에서 들러볼 전시가 하나 있었다. 그리가려 하는데, 마침 홍대에 후배가 나도 아는 친구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전시를 보고 얼굴이나 볼 겸 그리로 갔다. 마침 친구가 생일이어서 케익과 커피를 한잔 더 시키고 축하를 해주는 멘트들을 해줬다. 연장자로써 피가되고 살이 전혀 될리 없는 이야기들. 하여튼 갑작스레 그런 자리에 끼어들 용기가 사실 나는 별로 없는데, 굳이 그 자리에 들른 이유는 그 후배가 내가 꽤 나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애(애는 아니지만)이기 때문이다. 얘랑 말을 하면 가끔 나하고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서 얘기 도중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정리가 될 때가 있다. 후배라곤 하지만 같이 사실 수업을 같이 들었던게 있었나하는 기억은 불분명한 그런 후배였건만, 그런 시간의 양(하긴 얘를 안것도 꽤 오래구나)이 중요한게 아니라. 나누는 얘기들의 밀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는 그런 경우다. 점점 옴팡진 얘기들을 나눌 상대가 없어지는 마당에 중요한 부분이다. 말많은 내 얘기를 그동안 잘 들어주는 것보니 착하고, 못된 내가 얘가 하는 얘기를 기분좋고 재미있게 집중해서 들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증명된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듯이 그 아이가 생각하지않는 다면 낭패다. 어쨋든 난 그렇다. 하긴. 얘한테 나는 비가 오면 만나기 귀찮아질수도 있는 그런 아이이긴 하다.

4. 첫째를 한동안 못봤다.주중이야 집에 있는 식구들도 잘 못보지만, 나가 사는 첫째는 주말에 집에 오지 않으면 보기가 힘들다. 누나집 주차장을 이용하려 통화를 하는 도중에 근처 사무실에 일을 하고 있다하니, 안쓰럽기도 하고 얼굴이나 볼 겸 해서 3번의 2인조와 헤어지고 그 사무실로 갔다. 꽤 더운날인데 일이라니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나는 우리누나 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멋지기 때문이다(특히 첫째는  암묵적으로 문화적인 부분에서 둘째와 나에게 강한 영향을 끼쳤음은 부인할 수 없기때문에 뭔가 나의 근간을 이룬 부분이 분명히 존재해서 동경같은 것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저에 깔린게 분명하다!). 물론 우리사이에 이런 말은 절대 하지않는다. 비난과 타박많이 있을 뿐이지만, 그것은 '우리 가족'이기 때문이다. 그렇기때문에 어디에서 받는 칭찬보다도 집에서 가끔 흘리듯이 받는 칭찬 비스무레 한 것에 그 어떤 칭찬보다도 혼자 꽤나 진심으로 성취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어쨋든 사무실에 가서 잠시 누나가 일하는 걸 보니 역시 멋졌다.누나가 일을 마치고 간단히(허나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소소하지만 꽤 진중한 얘기(삼남매 프로젝트건은 굉장히 발전적이고 의미있는 주제였다!)를 두어시간 나눴다. 첫째는 뭔가 나와 인간으로써 취약한 부분이 나와 가장 유사하다라고 느끼는 점에서 꽤나 동질감을 느끼게된다(둘째 역시 다른부분에서 그런부분이 있지만) 훌륭하고 재미난 엄마,아빠와 이런 친하고 다양한 대화를 비슷한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란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물론 가족이기때문에 어쩔 수없는 트러블도 있지만, '우리가족'같이 탄탄한 구성을 갖기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게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얘기만 듣고도 '우리가족'구성원들의 팬이 생기는가 하면, 몇몇 아이들이  나하고 결혼을 하게 될  여자는  내가 아닌 가족 때문일 것 이라는 얘기를 할 정도였으니. 매일 투덜투덜 거리지만 아직까지 내가 이세상을 붙들고 있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맴버'때문일 것이다. 다시 첫째와의 얘기로 돌아가자면, 역시 첫째는 첫째이고 나보다 한수 위라는 점이고 여전히 나는 막내고 투정을 부리지만 막내니까 그럴 수 있고 가족이라는 '맴버'에게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는게 참 당연하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 돌아오는 길에  배가 출렁이고 부르다 생각했더니, 하루동안 4잔의 커피를 마셨다.
   한 잔은 나 스스로하고 마셨고 한 잔은 오랜 친구와 한 잔은 의젓하다?라기보다 뭐 나랑 얘기가 잘 된다,단지 이것보단 뭐랄까. 하여튼  대화가 + 라고 생각하는 후배와 한 잔은 가족과 마셨다. 4잔 모두 내 편이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과 보낸 시간이었다. 내 편이 나에게 도움을 주고 나한테 좋은 말만해주고, 나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내 속 얘기를 할 수있고 그들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내 관점에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서의 포만감은 커피 네잔이 그 전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꽤나 피곤하고 고민스러운 날들이지만, 참 많은 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다시금 들어버린 일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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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무슨 금요일에 퇴근시간 지나서 일을 시키고 이모양이지?

음. 그래 사실 뭐 비도 오는데  딱히 나가도 할건 없자나.

근데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야? 갑자기 이게 뭔 날벼락이니.

세상에나 참나. 도대체 이놈의 바닥은 언제까지 팔꺼야.

아무리 내려가도 파 내려가는 속도가 더빠르니..

어디서부터 손을데고, 어디까지 해야할지. 감도 없다.

이거 또 다시 가면 무슨일 벌어질지 아주 '익사이팅!'
 
어쨋거나.
 
우산을 써도 비는 다 맞더라.

모르겠다.

이번 한 주는 '홀리데이'

아무생각도 없이. 그냥 보래련다


예~~~

죽이는데?


사람이 고민은 죽을때까지 한다더니만.
여전히 사춘긴가..

28청춘.

아주 젊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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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관리를 해야하는 이유.

고작 어깨에 침 하나 놓는다고 웃도리를 홀랑 벗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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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7. 21. 00:22

(080720) 횡성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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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룡이 유비의 아이를 품고 비장한 각오로 적진에 뛰어들 듯 태풍을 가로질러  폭풍우를 뚫고 몇시간을 달려 횡성에 도착하여 한 일이라고는 숙소에 들어가 고기를 구워 술을 마시고, 티비를 보다 또 술을 마시고, 찌개를 끓이고 또 술을 마시고 잠시 자고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고 그렇게 숙소에서 한 발도 밖에 나가 보지도 않은 채 체크아웃을 하고, 잠시 산림욕이랍시고 참으로 얇디얇은 체력으로 몇발짝 걷다가, 다시 한시간을 달려 온천을 찾아 가서는 생긴게 목욕탕같다는 이유로 간판만 보고 다시 차를 내달려 서울에서 냉면을 먹는 것으로 1박2일의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럴꺼면 뭐하러 가냐?'

아마 제3의 눈으로 봤다면 첫번째로 튀어나옴직한 반응일테지만.
서른나이의 남자다섯이 무슨 그런 여행을 가냐하겠지만.

저 위의 일련의 일정으로 여행의 질이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 사이사이를 메우고 있는 대화들이 그것을 정하는 것임은 잊기 쉬운
'명백한 사실'이다.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진지한 고민을 토해내지 않더라도, 아직도 정신못차려보이는, 여전히 나이값을 못해보이는 시시껄렁해보이는 오가는 농담과 다섯명으로 가득찬 차에서 엄정화,이효리,빅뱅 최신곡에 노래를 따라부르며 지들끼리 좋아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큰 휴식이요. 안식이었다.


※ 그래도 가끔은 우리의 주제는 8:2 정도로 어른스러운 것들도 있었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의미를 발췌해낼 수 서른이 되었으리라.
나이는 똥꾸멍으로 먹는게 아니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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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7. 6. 00:41

(080706) 잃어버림

 몹쓸 USB가 망가져버리는 바람에 그 동안 모아둔 이미지들을 모두 날려버렸다.이건 마치 언젠가 다이어리를 잃어버렸을 때와 같은 황망함과 같은 기분이다. 목적도 없이 단지 여기저기서 모아둔 이미지파일들이지만 그 동안의 그 파일들은 나한테는 그 자체가 목적이자  의지에 대상이자 또 하나의 현실과 차단해주는 도구였건만.
이젠 다시 구할 수도 없이 새로운 것들로 채워야 한다. 몹시 억울하다.

1. 잊지 않겠다..반디 USB...

2. 역시 디지털은 믿을 만한게 못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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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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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라作-비오는날 II



1.<이용>

이용되어졌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동안 나에게 벌어진 일련의 일들.
딱히 기분이 나쁘다는 건 아니고.
소모되어졌다? 이용되어졌다?

'그래도 아직은 쓸모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 건,
안쓰럽게도 안도감이었을까?

가끔은 내가 봐도 참 그렇다.


2. <취기>

새벽에 강변북로에는 차가 없다. 오래된 차로도 어느새 잠깐이면 140km/h를 금새 오르락거린다.
그러한 순간이 어느정도 지속되면 묘하게도 취기가 오른다.

'달리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앞을 보고 있지만 무엇을 보고 있지도 않은
몽롱한 상태가 된다. 한참을 그렇게 취해 가위에 눌린 듯이 핸들을 잡은 손은 도로의 곡도에만
잡혀있지만, 정신은 발생할 법한 경우의 수들을 생각하며 긴장으로 조여온다.

그리고 앞에서부터의 뿌연 적색등과 끼얹듯 나에게 분무되는 물보라를 맞고서야 난 브레이크를 밟아낸다

겁이 나기도 한다.


3.<통화>

'뭐하고 있어?'
- 집에 있지

'대한민국 서른 청춘남이 뭐하는 짓이야?'
- 이것도 괜찮아. 생각만큼 나쁘진 않아

'한심해'



4.<發過樂>

이젠 누구보다 재미없는 사람이 된것 같다는 생각.

혹은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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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tional 2008. 6. 23. 23:04

(080623)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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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가 있다.  좋아하는 곡들만 골라 열심히 넣어  쥬크박스 노래조차 지겨워지는 때가.
 
심지어 한 곡을 다 듣고나면 자연스럽게 다음 나올 곡이 이미 나에 머리에 저장되어 이어서 내 입에서 먼저 흥얼 거리고 있다.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뻔하면 귀가 쫑긋해지지 못하고, 집중이 안되는 그런 때.

이럴 때도 있다. 도무지 손하나 까딱하기가 싫고, 일상에 BGM은 필요한데 그 날의 기분에 맞는 노래들은 다시 셀랙팅하기엔 고단한.

이러한 경우에 좋은 쥬크박스를 발견해버렸다.

WWW.MUSICOVERY.COM

곡 수가 많지는 않지만 유용하다.

내 기분에 고르고 듣고 싶은 노래의 시기만 맞춰두면 스스로 랜덤플레이를 해준다.
무심히 듣고 있다 귀를 Hook 해주는 새로운 노래를 발견한다면 이것은 또한 덤.

참. 이럴 땐 기술덕분에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도 아주 잠깐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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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6. 23. 00:50

(080622) 사진찍기



자꾸 까먹게 되네.

카메라에 필름 넣는 걸.


1.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했던 걸 까먹는다.

2. 필름을 넣는다는 걸 자꾸 까먹는다.

3. 나갈 때 가지고 나간다는 걸 자꾸 까먹는다.

4. 찍고 필름 맡기는 걸 귀찮아 한다.

5. 맡기고 찾으러 가는 걸 귀찮아 한다.


5번까지 넘어가려면 올해 안엔 사진을 손에 쥐기 힘들어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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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5. 25. 23:59

(080525)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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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는 와중에 언제부터인가 이전과 단절되고 (그것을 인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진짜 성인이 되었구나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이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책임감과 어떠한 사안들에 대해서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고 온전히 혼자서 그것을 감당해야 하면서 점점 느끼게 된다. 더 많은 책임이 따르게 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생각을 하게되면서 그런 순간들을 조금씩 자각하게 된다. 하지만 반면에 이러한 것들이 단지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라 웬만한 것들에 대한 경험들이 쌓이고 과거에 겪어봤던 것들이나 그렇지 못하더라도 간접경험을 해보았기 때문에, 아니면 때로는 직관에 따라 많은 부분에 대해서 관조적이게 되거나 제 3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볼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나 뿐만이 아니라 내가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어떤 사안들에 대해서 공유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여지들이 많아 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가끔 보고 안부를 묻는 정도로 그저 그 만남들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진짜 대화가 점점 줄어든 다는 것이고, 사실 진지한 얼굴을 하고 어떤 것에 대해,특히 약간은 추상적인 주제이거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맞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각자마다 스스로도 근심과 스트레스가 많은데, 굳이 오랜만에 만나서 까지 상대에게 그 짐을 지우기 싫거나 혹은 관심밖의 얘기들을 듣는 것이 그 자체가 지겨운 것일 수도 있다.

수다가 되었건, 진중한 얘기가 되었건 그 대상이 나이가 많던, 혹은 적던  사람 과 사람이 면면을 대하는 시간들은 참 많은 것들을 전달해준다. 나의 생활반경에서 잊고 살았던 부분과 생각들을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요새는 그 대화의 상대가 되어주는 사람들이 고맙다는 것을 어릴때에는 몰랐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이든다.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도 들기도 하지만, 사람 대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눈 다는 것은 참으로 학습인 동시에 꽤나 행복한 순간임을 그 순간에 알아채기까지는 나 역시 오랜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술과 함께 왁자지껄한 자리도 필요하지만,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자리에 소모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 한번 보자'라는 말이 정말 술을 마시면서 얼굴이나 보고 인사나 하는 자리에 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좋겠다. 조용하고 차분하게 대화에 집중할 수 있고 그들의 생각과 경험들을 나누고 자리를 떠 돌아오는 길에 무언가  남을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을 어색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과 시간이 더 많아지기를, 그렇게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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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5. 18. 22:10

(080518)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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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3년 만에 떨리는 맘으로 본 토익은 애매한 점수를 나에게 남겨주었다

정말로 얼마 만인지 나에게 치열했던 일주일 뒤에 찾아온 휴일에 나는 어색했다

누군가를 만날 필요는 있다고 느끼지만, 아직도 누굴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어쩔 수 없다

어떠한 선택에 대해 머리 속에서나마 그려봐도 그 속에서 또 하릴없이 고민에 빠지는 것도 예사일이다

어디서든 예전처럼 할 말 다하기도, 그렇다고 내 속엣말을 다 꺼내기도, 아니면 가만히 흐름에 따라가기에는 또 자신을 속이는 느낌이 드는  나이가 된 것도 사실인거 같다.


이 모든 어정쩡한 상태.

어쩌면 이것이 밸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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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빔 라이트(Beam Light)',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

“우리에게 디자인이란 소재와 순수한 필요성을 결합하는 것이다.”
“물건이란 그것이 놓여있는 방보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 샘 헥트(Sam Hecht)와 건축가 킴 콜린(Kim Colin)이 설립한 런던의 디자인 오피스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industrial Facility)가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2002년 설립, 이듬 해 디자이너 이페이 마츠모토(Ippei Matsumoto)가 합류하며,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는 대량생산제품을 디자인하는 주요한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이들의 디자인은 일상의 아이템에 지적인 활력과 하이-디자인의 가치를 불어넣으며, 커피 메이커, 사무용품, 주방 용품과 같은 지루한 제품들에 새로움을 불어넣는다.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커피 메이커(Coffee Maker)', Muji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IF4000 나이프 프로그램(IF4000 Knife Program), 테일러스 아이 위트니스(Taylor's Eye Witness)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변기 브러시(Toilet Brush)', Muji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투 타이머(Two Timer)',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sourced : designfl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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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5. 13. 23:48

(080513) 변화,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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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내가 원했든 아니면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든(물론 의도하지 않은), 꽤나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 ,그것에 대한 응전을 해가는 것으로 삶이 이뤄져 오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 경우에 내가 의도한 변화는 어떠한 것을 추구함에 있어 대게 그 것을 달성함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변화에는 기존의 익숙하고 취하고 있던 것을 내려 놓아야 함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또, 그 변화가 부여한 존재 이유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변태를 강요당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 변화가 사실 긍정적인것인지 혹은 부정적인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서기 전에  그 환경에 우선 적응을 해야함으로 사실 그 변화에 대한 물리적인 적응과 동시에 심리적인 불편함에 대해 스스로 계속해서 안정을 취하기 위해 치열한 정신적인 활동도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극도의 피곤함은 필연적이다.

누군가가 해주었던 좋은 글귀처럼, 길이 없는 상황에서도 길을 만들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길을 만들어감에 내가 어느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는 아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막다른 가시덩굴에 다달아 가시를 해치며 길을 만들어 나아가다가 보니, 뚫린 곳이 낭떠러지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때문에 가시덩굴을 잘라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적응은 되었을 지언정,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굉장한 정신적 불안감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대게의 경우에 가시넝쿨을 잘라나가는 행위에 지친다기보다는 그 정신적 불안감과 그로부터오는 육체적 피로의 가중에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어디로 나아있는지 알기란 사실상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란 사람은 원래부터 어떤 상황이든지 '적응'은 참 잘했다. 하지만 '동화'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 었다.
그리고 '적응'을 하고 있는 척하는 나를 스스로 보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변화는 오래 지속 될 수록, 나를 설득시킬수 없을 수록 고된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론은

가능한한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당하기보단, 스스로 변화를 가져가는 것이 낫다는 것인데....
일단은.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응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니...

그렇다면.

할 수 밖에.

허나, 스스로의 변화를 모색함은 중요하다.


역시 동시다발적인 일은 힘들다.....


..글이 횡설수설 왔다갔다하는 것 보니 나는 변화 가운데 참 피로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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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홍대에 서교육십전을 보러갔다가 일층에서 판매중인 것들 중에 눈에 익은 것들이 보였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2007서울디자인위크에서 보았던 것들이 다수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들이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천이 바로 홍대 출신 젊은 디자이너들로 이루어진 '낫씽 디자인 그룹'이라는 것을 알아내버렸다.

 외국의 경우에는 IDEO나 탠저린 같이 실력있고 인정받고 그 자체가 브랜드화된 디자인그룹들이 많이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다수 경우 기업주도로 내부에 존재하거나, 있어도 상대적으로 대접을 잘 받지 못해서인지 활발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그 활동의 폭을 넓히지 못하는 것같았다. 물론 이노디자인 같이 자신의 브랜드화에 열심히인 디자인그룹도 나타나긴 했지만(사실 요새는 디자인보다 브랜드화에 더 힘을 쏟는것같이 보이기도 한다) 말이다.  어쨌든 새로운 시도와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실력있는 그룹의 등장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한 대리만족을 주거니와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건 마치 나만의 신인연예인을 발굴 하여 스타가 될거라고 기대하며 응원하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낫씽디자인그룹은 참 착한 디자인을 하는 듯 하다. 보자마자 'WOW!'하고 탄성이 나오기보다는 흐뭇한 미소를 나오게 하는 제품들은 동양의 노자사상으로부터 근간을 이루었다고 하니 이해도 될 법도 하다. 총 70여명정도로 이루어진 이 디자인집단은 벌써부터 그 매력을 여기저기서 인정받아 MOMA니 IF어워드 등으로부터 좋은소식을 받고 있다고 하니 나만의 연예인이 벌써 유명해진것이 아닌가하는 시기심마저 들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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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로젤라' - 여자친구가 있다면 당장 사주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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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세수를 할 때마다 차분함과 그 흐름의 소리로 도를 닦을듯..


더 많은 내용은 www.designnothing.com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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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머리속에서 뱅뱅 돌던 맬로디여서 심히 괴로웠다.  조직개편으로 인해 팀내에서 딱 한명있던 정신적 버팀목을 빼앗긴다는 상실감이 이 제목을 기억하고는 기어이 머리속에서 끄집어냈던 모양이다

The Hoosiers라는 이 다소 후져보이는 이름을 가진 이 밴드는 실제로 인디애나 사람들을 부르는 애칭으로 '촌뜨기' 정도 되는 모양새정도 된다고하니 발음과 썩 잘어울리는 듯하다.

영국의 uk 차트에서 작년말아니면 올초에 처음 봤었던것같고, 처음봐서 참 흥겨운 맬로디였다(물론 첨보고 가장 강렬했던 것은 mika의 그레이스캘리일듯..). 브리티쉬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브리티쉬팝이라고 해야할 것 같은 음악을 보여 주고있다, uk 차트를 보면  빌보드와는 또 다른 음악성향을 보여주는데 미국차트가 좀더 트랜디하다면 영국차트는 항상 기본을 하면서도 계속 새로움을 변주한다는데 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 만큼 uk 차트를 슥삭슥삭 보다보면 주옥같은 밴드들이 항상 즐겁게 해주는데, 정말이지 편애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말이 길어졌다만. 들으면 신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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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a producer of materiality and I am ashamed of this fact. Everything I designed was unnecessary. I will definitely give up in two years’ time...design is a dreadful form of ex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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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탁

이제야 쓰게 되었지만, 지난 3월 말 한 기사에서 접하게 된, 몇천원이면 살수 있는 소품부터 몇억짜리 호텔/요트까지 전방위적인 디자인 활동을 해오던 필립 스탁(Philip Starck)의 디자인 포기선언은  디자인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을 사무실에 앉아서 하고 있는 나에게도 꽤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디자이너로써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고  푸마나 알레씨 같은 무수한 기업들과의 co-work을 통해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아이코닉한 디자이너가 스스로 디자이너를 관두겠다고 표명한 것이다.

점차로 소비자들은 직관적으로 디자인 된 제품들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기업들은 디자인만이 살 길이다를 외치면서 머리를 쥐어짜고  있는 와중에  말그대로 이 디자인계의 거성의 선언은 너무도 역설적이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다.

돌이켜 보면 그의 이런 선언을 암시하며 그런 기운이 곳곳에 감지되었던 인터뷰가 작년에 있긴 했다.


디자인이라는 것이 쓸모와 편의성과 미적인 부분까지 고려되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이긴 하지만, 디자인 자체로 너무 소모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에서 필립스탁은 염증을 느낀 듯 보인다,허나 어떠한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아름다움'이란 충분한 감흥을 주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많은 디자이너들이 필립스탁의 길에 동참하지 않기만을 바라게 될뿐이다.

가끔  각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던 이들이 어느 순간에 홀연히 그 자리를 거부하고 사라지곤 했다. 잘하지도 못하고 관두고 싶어도 관두기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범인(凡人)들은 너무나도 부럽게도 말이다. 그러면서 범인들이 그토록 추앙해 마지않던 그 작품들과  생각들을 '이거 다 뻥이야 다 쓸모없는 거지..' 라고 해버리면 남은 사람들은 정말 바보가 되는 것 같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쨋든 필립스탁의 그 비타민C 같이 청량한 기분이 들게 했던 작품들을 더는 볼 수 없게 된다니 안타까움과 서운함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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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4. 7. 23:25

(080407) 갱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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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또 오고, 다시금 지겠다만 벚꽃은 이 서울에도 또 피기 시작했다.


나라고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차근차근.

어차피 원인이야 알고 있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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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3. 24. 22:10

(080323) 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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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슬부슬'이라는 표현조차도 완곡한 '푸슬푸슬'한, 아주 건조하고 걸을 때마다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내몸에 하나하나 흡착되어버리는 그런 기분 나쁜 날씨였다. 30년 쯤 살면서 3월 말 즈음해서 내리는 이러한 비가 내리고 나면 다시 추워졌다가는 이내 봄이 온다는 것 쯤은 경험으로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봄비 즉, 따숩은 공기의 봄을 맞는다는 것은 한웅큼 웅크리고 다녔던 겨울을 생각하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하지만 도무지 그럴 수 가 없었다. 이 날씨는. 그러고보니 내가 잔뜩 심기가 불편한 이유는 단지 날씨 뿐만은 아닌 것 같다. 전철을 탈 때 어디인지는 알수 없으나 풍겨오는 야리꾸리한 냄새가 계속 거슬렸고, 비오는 날 가죽 운동화를 신고 나온것도 내내 신경이 쓰였던거 같다.  그 뿐이 아니라 약속장소로 나가는 내내 몸은 피곤한 듯 했고, 한 걸음 한 걸음은 나의 피곤을 가중시켜오는 것 같았으며 안그래도 이래저래 좋지 않은 내 육신이 '조금이라도 날 더 자극시켜봐'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만 같았다.

다 핑계다.

전철에서 읽으면서 온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 읽고 나서는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결국은  들켜버렸다는 황망함? 그것도 죽은 지 벌써 몇 십년이 된 사람에게서 말이다.
아직 나는 '요조'처럼 맛이 완전히 가지는 않았다고는 자부하지만, 초반부의 묘사는 나로 하여금 어떠한 저항의 의지도 가질 수 없게 하였다. 말하자면 싸울 의지의 상실이다.질게 뻔한 싸움에서 한번 붙어보자 하면서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열심히 달려가 실컨 두드려 맞는 것이 아니라, 이건 그냥 별수 없는 거다. 그냥 들켜버린거고 방어 의지도 없이 무방비상태에서 맞을 뿐이다. 맞으면서도 아프다는 것보다는 부끄럽고 창피해서 차라리 계속 맞아 기절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은 수치심이다.

'별 수 없지'라고 생각해보지만  하루종일 왱왱 거리는 것이 신경을 접을 수 없었다.

그 것 역시 별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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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8. 3. 9. 23:51

(080308) 술자리


 차라리 '곤욕'이다. 술자리를 갖는 것은 말이다.
나는 원래 술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폭주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술이 아주 세지도 않지만, 몸을 못가누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런 내가 술자리가 곤욕스러운 것은 그 '어떠한' 자리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作- '압상트가 있는 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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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란  것이 본디 사람의 긴장을 풀리게 되고 더 마시다보면 취하기도 하고, 평소와 다른 내가 되기도 하고 아니면 평소보다 솔직한 내가 되기도 하는 경우에 따라서는 참 좋은 녀석이다. 오죽하면 중국의 시인 이백과 두보는 달과 술만을 주제로 그렇게도 주옥같은 시들을 남길 수 있었으며, 랭보나 고흐 같은 이들은  녹색의 마주(魔酒)라 불리는 '압상트'로 부터 얼마나 많은 영감을 얻고 멋진 작품을 남겼던가 생각해보면 분명 '술'이란 그 자체로 우리들을 오랜시간 함께, 때로는 우리들을 조종하며 세상을 풍성하게 만들었는가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도 한다.

 
 고등학교 때는 호기심에 몰래 숨어 그 긴장을 즐기며 그 맛도 멋도 잘모르겠지만, 그 술 한모금은 나 역시 이제 어른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마법이었다. 당당하지는 못했지만 그 술은 친구들과 우리만의 작은 일탈이었고 비밀결사조직의 위대한 거사였고 세상이 알아주지 못하는 우리의 고민을 술 한모금을 숨어마시며 해갈했다. 결국 한마디로 하면...

귀.여.웠.다. 
 
  합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게 된 대학 시절엔 이제 더이상 주민등록증을 보여달라는 요청에 오히려 썩소를 날려주는 여유를 보이며 당당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당당한 호기로 술이 이기는지 내가 이기는지 마음껏 나의 주량을 시험에 볼 수 있는 수많은 나날들이 있고, 질보단 양으로 녹색의 소주들로 주로 점철됐지만 그것을 위해서 필요한 안주는 급한대로 새우깡, 참치캔 정도만 되도 끄떡이 없었다. 술은 곧 목적이었다. 좋은날은 좋은 날이어서 우울한 날은 우울한 날이어서 비가오면 비가와서, 날이 좋으면 날이 너무 좋아서, 시험공부를 하다가는 긴장을 풀려고 시험이 끝나면 끝났기 때문에 마셔댔다. 항상 붙어다니는 친구들 옆에는 항상 술도 있었다. 그 술은 어찌보면 우리들의 인사였고, 돈없는 대학생들에게 기분을 좋게 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인 동시에 하나의 장(場)의 마련이었다.

 군대에서의 술은 각져있는 생활로부터 잠시 빽투더 사회로 하게 해주는 일종의 타임머신이었다. 휴가자가 몰래 숨겨온 소주를 양철컵에 반 잔따라 불조차 키지 못하고 소리조차 낼 수 없는 내무실에서 한입에 털어넣고 바로 누우면 '비~잉'하고 돌며 아주 오랜만에 취기를 안고 잘 수있는 최고의 호사였다.

 앞서 말했듯이 난 술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술 마시는 걸 싫어하지도 않았다. 그 이유인즉 술이 필요한 날이면 같이 한 사람들과 풍성한 이야기거리가 나왔고 고민을 들을 수 있었고 내가 아닌 남들과 단순한 교류가 아닌 교감을 할수 있는 촉매제였기 때문이다. 나에겐 그랬다.
  그래서 여러사람들이 왁자지껄 마시는 것보단, 한 두명 많아야 세명 정도와 마시는 것이 가장 흐뭇했고 만취하기 보다는 유머와 말장난이 서로 오갈 수 있고 너무 무겁지 않도록 고민들을 살짝 풀어놓을 정도를 가장 좋아했다. 시끄러운 곳보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좋았고, 신나는 음악도 좋지만 술을 마시는 우리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수 있는 B.G.M이면 족했다. 나는 그랬다.

  회사를 들어가고 돈도 벌고 나이도 슬쩍 앞자리가 바뀌어 더 이상 술은 호기심이나 정복의 대상일 수 없고, 그 자리의 수와 형태는 점점 더 많아져 갔다. 학교를 다닐때 만해도 큰 맘을 먹거나, 먼저 취업을 한 형들에게나 얻어 먹을 수 있던 '양주'라는 것도 이젠 좋은 의미이든 반대이든 '에잇'하고 한번 하면 먹을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고,그 종류도 이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정도가 되었다.또 누구와 만나느냐에 따라 어떤 이유로 만나느냐에 따라 어느 술을 마셔야 하는 정도는 이제 좀 알만 하게 되었다. 그럼에 따라서 어떤 자리든 그 자리에 맞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만들어 갈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그런데 이 즈음해서 술자리가 불편해졌다.

술을 즐기기 위함은 항상 그 술을 배경으로 '사람'이었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늘어난 지갑의 여유만큼 어른이 되었다는 우리는 그 '어른스러움'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하나 둘씩 그 '어른스러운' 술자리에 익숙해지면서 확인이 되어야 하는 것 같이 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니, 취향일 수 있지만 그 취향이 자신이 취향인지 조차 모르채 익숙해져서 그것이 당연히 즐거운 것으로 착각을 하는 이들이 있을까봐 안타까울 뿐이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서 가끔은 나도 웃어줘야 한다는 게 불편함일 뿐이다. 나에게 정의 되어있던,내가 경험해오던 '술자리'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엔 '사람'도 없고 '이야기'도 없다.

 같은 술을 마셔도 참 많은 생각을 나누는 경우가 있지만, 참 많은 생각만 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술자리가 더 점점 많아진다는 것은 굉장히 실망스러운 점이다.

 그래도  조곤히 술잔을 기울이고 수다를 떨고 너무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아직까진 몇 남아있고, 그들은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인지 '어른'스러운 '비싼 술'보다는 곱창집에서의 수다와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소주'한 잔이 나에겐 아직 더 기다려지는 술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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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최고는 결코 둘일 수 없다.'

왜?

옛 유행이 지나가고 새 유행이 오기 때문이다.
아니,유행이 가고 온다기보다는 사람(대중)들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것을 더 반기기 때문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일러스트레트계를 휘어잡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이란 분이 계시다.
패션,영화잡지 일러부터 책표지 공연 포스터까지 왠만한 일러스트가 들어가는 지면에서 그의 그림을 피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물흐르는 듯 흘러내린다는 표현보다는 구겨놓은 종이 선을 따라 그렸다는 느낌을 갖게하는 그의 그림은, 하여튼 무심하면서 세밀한 그렇다고 깔끔하지도 않고 무질서하다고만도 볼 수 없는 그림이라서 한 번 보면 그 매력을 잊기가 쉽지 않다. 아니 사실상 그의 그림을 딱 한번만 만나기는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화가 에곤쉴레의 스타일과 유사하지만 그 보다 더 과장스럽다면 너무 거장의 반열로 올리는 것일가? 아니면 그의 창조력을 폄하하는 것일까?(하긴 어디부터 상업적 툴이고 어디까지 예술인지 나는 구분이 안된다고 본다.하여튼 에곤쉴레 그림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아. 익숙한데'라고 할법하다)
 어쨌든 그 만큼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의 작품들은 지금 이 순간에 전방위적인 활동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가장 잘 팔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 만큼  그의 스타일은 확고하다.

<김시훈의 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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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훈'이 등장하기 직전에 각종 지면 매체 및 여러 일러 부분에서 그 만큼의 자리를 꿰차고 있던 분은 '장재훈'이란 분이다. 처음 그의 일러스트를 보고는 외국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인 줄 알았다.(젠장..문화사대주의인가..못봤던 생경한 스타일이었기때문에라고 변명하자.)이 분은 내가 알기론 80년 생으로 따로 전문교육을 받지 않은(...천재?) 좋아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던 분으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서(숨은 노력도 많았겠지만) 꽤 많은 일러를 지금까지 그리고 있는 줄로 알고 있다.특히나 그의 스포츠계통의 일러는 역시 한번도 못보았다고 딱 잡아떼기에는 너무 임팩트가 강하다. '김시훈'의 일러스트레이션이 크로키 하듯 흐르는 듯한 아주 얇은 모나미펜으로 그린 듯하다면, 장재훈의 일러스트레이션들은 만화적이면서도 매우 강한 선과 단단한 모양새를 보여주며 역동적인 힘이 느껴지는(그래서 더욱 스포츠 일러쪽에서 잘 먹힌지도) 일러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특히나 온라인 상에서 인기도 대단했다), 그 역시 그 만의 스타일이 너무나도 분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재훈의 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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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최근  김시훈의 일러가 압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아무래도 비정형화 된 그림체가 좀 더 '스타일쉬'하고 '쉬크'하게 받아지는 시기 인가보다 하고 생각해본다) 한정된 지면에서 장재훈 스타일의 일러는 자리를 나눠먹어야하고 상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 전면에 나서있던 '장재훈풍'은 약간 수그러든 듯하다.

 이미지에 관한 '모든 것'을 '아무거나'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자신들의 확고한 스타일을 갖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나타나고 그의 작품들을 보여주는 것은 요새말로 '빅재미'이고 '쌩유베리감사'한 노릇이지만, 하나의 스타일이 또 다른 스타일에 묻혀 자주 볼수 없게 됨은 안타까운 일일 수 밖에.
 어떠한 스타일은 다양함이 존재할 때 그 빛을 발하는 것이지, 혼자서는 언제고 다른 스타일에 대체될수 있음을 생각하면 지금과 같은 대세론적인 흐름은 결코 반길 수없다(반면 이렇게 대세론적인 흐름에서 내가 저들의 이름을 최소한 알게 된것일수도 있긴하다만).

아무쪼록 '장재훈'과 '김시훈' 그리고 또 다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꾸준하게 자신들의 색깔을 다져가며 '하늘 아래 수많은 최고'들이 나같은 일반인들에게 계속해서 문화적 자극을 주었으면 한다.




민주주의 근간은 '다양성'으로부터 기인한다는 부분은 초등학교 4학년 사회시간에 배운 내용인데
아직도, 여러모로 이 문제는 나에겐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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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좀 추는 언니들이 앞다투어 돌아왔다. 값비싼 엉덩이를 여전히 흔들며 돌아오신 제니퍼로페즈 언니와

이젠 망가진 오빠를 보며 얼굴에 손대기 보단 살 찌웠다 빼기에 재미를 붙이신듯한 자넷잭슨 언니도 돌아오셨다.

그래도 일단 다들 저리 비키라며 가장 바디를 흔들게 해주시는 노래는 역시 카일리 미노그 언니시다.

댄스에 충실했던 여사님들도 어느 정도 구력이 차면 좀 더 깊이 있고  새로운 음악을 찾아 수도를 떠나시듯,
 
바디무브에 자꾸 엇박을 가하는 노래들을 발표하시곤 하는 가운데 우리 카일리미노그 여사께서는 항상

이지리스닝 기본에 충실하며 노래와 함께 우리의 몸을 마리오네트와 조종하듯 들썩거리게 하는 마력을

갖고 계신다. 올해 곳곳에서 감지되는 트랜디한 80년대 분위기가 충만히 흐르는 뮤비로 무장한  

이번 WoW 역시 WoW~ 



그래 이분이 카일리 미노그 여사 시고,

이것이 댄스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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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ational 2008. 2. 29. 15:58

(080229) IKEA

영리한 바이킹의 후예들은 인터넷 바다에서 이렇게도 참신하게 우리를 낚는다.

Swedish 기업들이 보여주고 있는 경쟁력의 원천은 한번 생각해 볼 일.

IKEA ‘You need a quiet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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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날 저녁 자리에서 소개팅도 마다하고 남자 혼자 미술관에 가고 쇼핑을 즐기며 요리에 재미를 느끼는 건

대외적으로 꽤나 '게이'같다 라는 얘기를 듣긴 했지만,  남자 혼자 월차를 낸 평일 대낮에 할 만한 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거니와 며칠 전 우연하게 발견한 '탕즈강 展-'Never grow up'을 보기 위해서 병원에 들렸다

잽싸게 차를 광화문  쪽으로 돌렸다. 무엇보다  대낮에  길을 나섰더니, 아직 풀이나 꽃들은 나지 않았으나

햇살이나 바람이 "이제 곧 봄이다!" 하고 달려들거라 생각하니 벌써 아찔해졌다.


2.  꽃을 보면 '아! 이쁘다' 한다. 지나가다 이쁜 여자를 봐도 '아! 이쁘다'하고, 좋은 노래를 발견해도 '아! 좋다'

라고 하게 마련이다.  맘에 드는 그림도 마찬가지다. '아! 끌린다'가 먼저 들면 가서 '보면' 된다(전시가 있다면).

나 역시 정규교육을 위주로 충실히 받은 사람이라 미술을 잘 알지도 잘 이해하지도 못하지만 봐서 이쁘면

(혹은 뭔가 느끼지면) 좋다. 그리고 나서 더 궁금하면 찾아보면 된다. 인터넷이 얼마나 잘 되있나. 몇 되지 않는

기술의 발전의 혜택이다. 이건 정말이지.


3. 최근에 중국미술이 뜨고 있다고 해서(사실 요새 중국에서 흥하지 않은 걸 찾기가 더 힘들지만), 일부러

  '탕즈강展'을 찾은건 아니고 워낙 중국미술에 관한 내용들이 미디어를 통해서도 많이 접하다보니 '위에준민'

   이라는 작가를 접하고는 지금 중국의 미술이 참 재미있고 많이 새롭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간 막연히 중국미술이라하면 왠지 북한의 선동그림 같은 것이 전부인 양 떠오르면서 전부다 지루할꺼야

   라고 몰아버렸기 때문이다. 무지에서 비롯된 편견은 참 용감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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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에민준-Between men and animals>


4. 전시된 탕즈강의 그림들은 보면 일단 재밌다. 최소한 구미를 당긴다. 공산단 코스튬을 한듯한 귀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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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어른 같이  회의를 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단체 행동들을 하면서

어른 흉내들을 내고 있는 듯 하다.  그림을 보면서 그 주인공들을 어른의 모습

 으로 대체하여  상상한다면 뭐 별로 흥미롭지 않을 내용이지만  어린이의

 육신을 빌려  표현하며 일단  그 이미지는 귀여워져 버린다. 그것은 그 그림 속

의 현실이 더 왜곡되는 효과로 보는 이로 하여금 결국은 설정 그 자체를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듯 하다.. 말이 좀 꼬이는데.. 그러니깐 이건 엄마 몰래
 
과자를  먹고 들킬까봐 티를 안내려고 주변을 너무 깨끗이 하고 이빨 싹 닦고
    <이런 코스튬 꼬마들이 등장!>

뒷짐지고 먼산   보고 있으면 평소보다 어색한 주변과 그 태로로 하여금 엄마에게 내가 그 과자를 먹었소 하는
 
강력한 아우라를 뿜어내어 결국 추궁을 당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이것도 이상하다..

  하여튼 그렇다.  탕즈강 展은 일단 그림도 재미있고 (혹은 귀엽고), 갑자기 전무후무한 고속으로 성장한 중국이

  아직은 의식이나 전반적으로나 자라지 않은 아이에 비유하여 보여주는 듯하다.제목을 봐선 자라지 영원히

자라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하긴 또 급성장이라면 우리나라를 빼놓을 수 없는 데 우리의 의식수준이라든지

시민정신은 정말이 깜짝깜짝 놀라만 할 데가 한두번이 아니지 않은가하고 생각해보면 전시회 제목이 더 와닿긴

한다.

사실 난 그림이고 음악이고 뭐든 볼 때 분석하는 편이 아니라 꽂히면 찾는 타입이라 잘은 모르겠다만,
 
그의 그림이 비싼 이유를 나올 때 쯤 알수 있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끌렸고',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탕즈강-중국동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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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참고로 입장료는 무료였다.
 
   데스크에 계신 분도 친절했고

   주차비도 안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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