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013) .
저 달 넘어
푸른 시월이 왔다
또 가을이 온다
담배-안성하作
1. 나이 서른에 권고사직을 경험한 한 친구는 그 낯설고 묵직한 현실과 더불어.
그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보이고 만, 무너지고 있는 자신을 목격해야 해야했다는 잔임함 말고도,
이제야 함께 하고 싶은 여자를 만나고도, 그 앞에 멋진 남자로 보일 수 없음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2. 술에 취한 사람을 보면 평소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 있다.
대취(大醉), 고민이 있었던지, 유난히 몸이 말을 안들었던지, 아님 스스로 정신을 놓아버렸던지.
결국에 평소에 가둬뒀던만큼, 가끔 '까꿍' 하고 나오는 그 다른 모습도 결국엔 한사람 몸속에 들어있는
'그'도 '그'이다.
3. 가끔은 '뭐 때문에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때문에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다음주에 민트페스티발도 서울디자인올림픽도 하는구나.
조자룡이 유비의 아이를 품고 비장한 각오로 적진에 뛰어들 듯 태풍을 가로질러 폭풍우를 뚫고 몇시간을 달려 횡성에 도착하여 한 일이라고는 숙소에 들어가 고기를 구워 술을 마시고, 티비를 보다 또 술을 마시고, 찌개를 끓이고 또 술을 마시고 잠시 자고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고 그렇게 숙소에서 한 발도 밖에 나가 보지도 않은 채 체크아웃을 하고, 잠시 산림욕이랍시고 참으로 얇디얇은 체력으로 몇발짝 걷다가, 다시 한시간을 달려 온천을 찾아 가서는 생긴게 목욕탕같다는 이유로 간판만 보고 다시 차를 내달려 서울에서 냉면을 먹는 것으로 1박2일의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럴꺼면 뭐하러 가냐?'
아마 제3의 눈으로 봤다면 첫번째로 튀어나옴직한 반응일테지만.
서른나이의 남자다섯이 무슨 그런 여행을 가냐하겠지만.
저 위의 일련의 일정으로 여행의 질이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 사이사이를 메우고 있는 대화들이 그것을 정하는 것임은 잊기 쉬운
'명백한 사실'이다.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진지한 고민을 토해내지 않더라도, 아직도 정신못차려보이는, 여전히 나이값을 못해보이는 시시껄렁해보이는 오가는 농담과 다섯명으로 가득찬 차에서 엄정화,이효리,빅뱅 최신곡에 노래를 따라부르며 지들끼리 좋아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큰 휴식이요. 안식이었다.
※ 그래도 가끔은 우리의 주제는 8:2 정도로 어른스러운 것들도 있었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의미를 발췌해낼 수 서른이 되었으리라.
나이는 똥꾸멍으로 먹는게 아니므로.
몹쓸 USB가 망가져버리는 바람에 그 동안 모아둔 이미지들을 모두 날려버렸다.이건 마치 언젠가 다이어리를 잃어버렸을 때와 같은 황망함과 같은 기분이다. 목적도 없이 단지 여기저기서 모아둔 이미지파일들이지만 그 동안의 그 파일들은 나한테는 그 자체가 목적이자 의지에 대상이자 또 하나의 현실과 차단해주는 도구였건만.
이젠 다시 구할 수도 없이 새로운 것들로 채워야 한다. 몹시 억울하다.
1. 잊지 않겠다..반디 USB...
2. 역시 디지털은 믿을 만한게 못돼.
박혜라作-비오는날 II
자꾸 까먹게 되네.
카메라에 필름 넣는 걸.
1.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했던 걸 까먹는다.
2. 필름을 넣는다는 걸 자꾸 까먹는다.
3. 나갈 때 가지고 나간다는 걸 자꾸 까먹는다.
4. 찍고 필름 맡기는 걸 귀찮아 한다.
5. 맡기고 찾으러 가는 걸 귀찮아 한다.
5번까지 넘어가려면 올해 안엔 사진을 손에 쥐기 힘들어보이네..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빔 라이트(Beam Light)',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
“우리에게 디자인이란 소재와 순수한 필요성을 결합하는 것이다.”
“물건이란 그것이 놓여있는 방보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 샘 헥트(Sam Hecht)와 건축가 킴 콜린(Kim Colin)이 설립한 런던의 디자인 오피스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industrial Facility)가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2002년 설립, 이듬 해 디자이너 이페이 마츠모토(Ippei Matsumoto)가 합류하며,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는 대량생산제품을 디자인하는 주요한 회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 했다. 이들의 디자인은 일상의 아이템에 지적인 활력과 하이-디자인의 가치를 불어넣으며, 커피 메이커, 사무용품, 주방 용품과 같은 지루한 제품들에 새로움을 불어넣는다.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커피 메이커(Coffee Maker)', Muji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IF4000 나이프 프로그램(IF4000 Knife Program), 테일러스 아이 위트니스(Taylor's Eye Witness)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변기 브러시(Toilet Brush)', Muji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 '투 타이머(Two Timer)', 이스태블리시드 앤 선즈
Photo credit: Industrial Facility
sourced : designflux
생각해보면 내가 원했든 아니면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든(물론 의도하지 않은), 꽤나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 ,그것에 대한 응전을 해가는 것으로 삶이 이뤄져 오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 경우에 내가 의도한 변화는 어떠한 것을 추구함에 있어 대게 그 것을 달성함을 통한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변화에는 기존의 익숙하고 취하고 있던 것을 내려 놓아야 함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에 또, 그 변화가 부여한 존재 이유나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변태를 강요당하게 된다. 후자의 경우에는 그 변화가 사실 긍정적인것인지 혹은 부정적인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서기 전에 그 환경에 우선 적응을 해야함으로 사실 그 변화에 대한 물리적인 적응과 동시에 심리적인 불편함에 대해 스스로 계속해서 안정을 취하기 위해 치열한 정신적인 활동도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극도의 피곤함은 필연적이다.
누군가가 해주었던 좋은 글귀처럼, 길이 없는 상황에서도 길을 만들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길을 만들어감에 내가 어느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는 아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막다른 가시덩굴에 다달아 가시를 해치며 길을 만들어 나아가다가 보니, 뚫린 곳이 낭떠러지라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때문에 가시덩굴을 잘라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적응은 되었을 지언정,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굉장한 정신적 불안감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대게의 경우에 가시넝쿨을 잘라나가는 행위에 지친다기보다는 그 정신적 불안감과 그로부터오는 육체적 피로의 가중에서 나가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그 길이 어디로 나아있는지 알기란 사실상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란 사람은 원래부터 어떤 상황이든지 '적응'은 참 잘했다. 하지만 '동화'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 었다.
그리고 '적응'을 하고 있는 척하는 나를 스스로 보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인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어떠한 변화는 오래 지속 될 수록, 나를 설득시킬수 없을 수록 고된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결론은
가능한한 외부로부터의 변화를 당하기보단, 스스로 변화를 가져가는 것이 낫다는 것인데....
일단은. 외부로부터의 변화에 응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니...
그렇다면.
할 수 밖에.
허나, 스스로의 변화를 모색함은 중요하다.
역시 동시다발적인 일은 힘들다.....
..글이 횡설수설 왔다갔다하는 것 보니 나는 변화 가운데 참 피로하구나...
일전에 홍대에 서교육십전을 보러갔다가 일층에서 판매중인 것들 중에 눈에 익은 것들이 보였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2007서울디자인위크에서 보았던 것들이 다수였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띈 것들이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원천이 바로 홍대 출신 젊은 디자이너들로 이루어진 '낫씽 디자인 그룹'이라는 것을 알아내버렸다.
외국의 경우에는 IDEO나 탠저린 같이 실력있고 인정받고 그 자체가 브랜드화된 디자인그룹들이 많이 있는데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다수 경우 기업주도로 내부에 존재하거나, 있어도 상대적으로 대접을 잘 받지 못해서인지 활발하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그 활동의 폭을 넓히지 못하는 것같았다. 물론 이노디자인 같이 자신의 브랜드화에 열심히인 디자인그룹도 나타나긴 했지만(사실 요새는 디자인보다 브랜드화에 더 힘을 쏟는것같이 보이기도 한다) 말이다. 어쨌든 새로운 시도와 멋진 결과를 보여주는 실력있는 그룹의 등장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한 대리만족을 주거니와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건 마치 나만의 신인연예인을 발굴 하여 스타가 될거라고 기대하며 응원하는것과 같다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낫씽디자인그룹은 참 착한 디자인을 하는 듯 하다. 보자마자 'WOW!'하고 탄성이 나오기보다는 흐뭇한 미소를 나오게 하는 제품들은 동양의 노자사상으로부터 근간을 이루었다고 하니 이해도 될 법도 하다. 총 70여명정도로 이루어진 이 디자인집단은 벌써부터 그 매력을 여기저기서 인정받아 MOMA니 IF어워드 등으로부터 좋은소식을 받고 있다고 하니 나만의 연예인이 벌써 유명해진것이 아닌가하는 시기심마저 들 것만 같다.
우산 '로젤라' - 여자친구가 있다면 당장 사주고 싶을 정도다!
세면대-세수를 할 때마다 차분함과 그 흐름의 소리로 도를 닦을듯..
필립스탁
봄은 또 오고, 다시금 지겠다만 벚꽃은 이 서울에도 또 피기 시작했다.
나라고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지.
차근차근.
어차피 원인이야 알고 있었으니깐.
차라리 '곤욕'이다. 술자리를 갖는 것은 말이다.
나는 원래 술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폭주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술이 아주 세지도 않지만, 몸을 못가누는 경우도 흔치 않다. 그런 내가 술자리가 곤욕스러운 것은 그 '어떠한' 자리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作- '압상트가 있는 정물'>
'하늘 아래 최고는 결코 둘일 수 없다.'
왜?
옛 유행이 지나가고 새 유행이 오기 때문이다.
아니,유행이 가고 온다기보다는 사람(대중)들이 익숙해지고 새로운 것을 더 반기기 때문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일러스트레트계를 휘어잡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이란 분이 계시다.
패션,영화잡지 일러부터 책표지 공연 포스터까지 왠만한 일러스트가 들어가는 지면에서 그의 그림을 피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물흐르는 듯 흘러내린다는 표현보다는 구겨놓은 종이 선을 따라 그렸다는 느낌을 갖게하는 그의 그림은, 하여튼 무심하면서 세밀한 그렇다고 깔끔하지도 않고 무질서하다고만도 볼 수 없는 그림이라서 한 번 보면 그 매력을 잊기가 쉽지 않다. 아니 사실상 그의 그림을 딱 한번만 만나기는 더욱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화가 에곤쉴레의 스타일과 유사하지만 그 보다 더 과장스럽다면 너무 거장의 반열로 올리는 것일가? 아니면 그의 창조력을 폄하하는 것일까?(하긴 어디부터 상업적 툴이고 어디까지 예술인지 나는 구분이 안된다고 본다.하여튼 에곤쉴레 그림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아. 익숙한데'라고 할법하다)
어쨌든 그 만큼 일러스트레이터 김시훈의 작품들은 지금 이 순간에 전방위적인 활동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가장 잘 팔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 만큼 그의 스타일은 확고하다.
<김시훈의 il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