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메뉴 관리자 글쓰기
툴바 보기/감추기
Thoughts 2008. 7. 21. 00:22

(080720) 횡성워크샵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자룡이 유비의 아이를 품고 비장한 각오로 적진에 뛰어들 듯 태풍을 가로질러  폭풍우를 뚫고 몇시간을 달려 횡성에 도착하여 한 일이라고는 숙소에 들어가 고기를 구워 술을 마시고, 티비를 보다 또 술을 마시고, 찌개를 끓이고 또 술을 마시고 잠시 자고 일어나 라면을 끓여먹고 그렇게 숙소에서 한 발도 밖에 나가 보지도 않은 채 체크아웃을 하고, 잠시 산림욕이랍시고 참으로 얇디얇은 체력으로 몇발짝 걷다가, 다시 한시간을 달려 온천을 찾아 가서는 생긴게 목욕탕같다는 이유로 간판만 보고 다시 차를 내달려 서울에서 냉면을 먹는 것으로 1박2일의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럴꺼면 뭐하러 가냐?'

아마 제3의 눈으로 봤다면 첫번째로 튀어나옴직한 반응일테지만.
서른나이의 남자다섯이 무슨 그런 여행을 가냐하겠지만.

저 위의 일련의 일정으로 여행의 질이 구분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 사이사이를 메우고 있는 대화들이 그것을 정하는 것임은 잊기 쉬운
'명백한 사실'이다.

무언가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진지한 고민을 토해내지 않더라도, 아직도 정신못차려보이는, 여전히 나이값을 못해보이는 시시껄렁해보이는 오가는 농담과 다섯명으로 가득찬 차에서 엄정화,이효리,빅뱅 최신곡에 노래를 따라부르며 지들끼리 좋아라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도 큰 휴식이요. 안식이었다.


※ 그래도 가끔은 우리의 주제는 8:2 정도로 어른스러운 것들도 있었는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의미를 발췌해낼 수 서른이 되었으리라.
나이는 똥꾸멍으로 먹는게 아니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