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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ughts 2009. 4. 12. 03:43

(090412) 벚꽃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깐. 나는 생각보다 내가 누려야할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라. 그게 어떠한 여유라는 측면인데.

문제는 그러한 생각의 이유가. 시간이나 피로도 이런것들이 아니라.
위에서 말한 이러한 것들(그러니깐. 난 피곤하고 시간도 없어서 뭐하기엔 힘들어..라는)이라고 원인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벚꽃을 본지가 언제였더라'
지난주의 독일 출장을 급히 준비하면서. 생각이 들었던 건.
'이번주가..벚꽃이 만개한다는데. 얼마지나지 않으면 또 후다닥 다 떨어질텐데..비라도 오면 끝장인데..'였다.

뭐 잠깐 짬을 내서 벚꽃을 보는것이 그리 대순가 싶지만.
사실. 대낮에 사람이 빡시글 한곳에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흥이 나지 않을테지만. 그보다 그 무리 무리들 가운데 나 혼자
있을 그림(그러니깐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본다고 쳤을때. 내가 아니더라도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청승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이건 더 움찔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가긴 가야지 싶어.

어제 새벽에 차를 몰고 윤중로에 갔다. 그런데 이게 왠걸. 2시가 다되었는데도..사람이 빡시글한것이..사람도 생각보다 너무 많았거니와.위에서 말한 3인칭 전지적 시점을 나는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차를 돌렸다.

그리고 오늘(그러니깐 날이 바뀌었으니 사실상 어제) 밤에 광화문쪽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는 이러다간 또 못보겠다 싶어
2차 시도를 계획하여 윤중로로  향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벚꽃잎들만큼이나 많았고. 막상 가보니.

그래도. 좋았다. 역시.
그러니깐. 벚꽃도 좋았지만.

내가 그곳을 그 시간에 누리고 있음이 좋았다.

화무십일홍이라고.제 아무리 이쁜 꽃도 10일 가기 어렵다는데. 그 시간을 내가 누리고 있음을 말이다.(그러닊나 이건..어른들이 학생때가 제일 좋은거야라고 말하는걸.학생 때 그시간이 얼마나 좋은지 아는 것만큼 자각하기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꽃길을 걷다보니. 내가 가진 '십일' 한가운데를 지금 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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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누군가를 만나거나, 만나려고 노력들을 열심히들 한다. 사실 뭐 전부는 아니겠지만서도.
주로 나이가 나이다보니 그렇게 보인다.
대세론적으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말한다. 이즈음 나이에 '자리'를 잡아가야한다고.
맞는말이다. 부정할 생각없고, 아니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참. '자리'라는게 잡아가기도 힘들다. 이제 한번 고정시켜놓으면 다시 또 바꾸기가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누가 '아 이제 자리를 잡았네'라고 똑부러지게 말할수 있을까?
사방이 뚫린 길에서 핸들을 붙들고 아직 이럴까.저럴까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쨌든 방향을 한번 잡으면 또 그길에서 또 다른 문제들이
나오긴 하겠지만.
그보다 처음의 한번 꺾기가 쉽지 않은것이다. 하긴 결국 그후에도 무수한 선택이 놓여져 있을테다.
내가 내 자리를 아직 못잡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있다는게 짐일 수 있다는건 일단 틀린 답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짝을 만난다는 것이 나이가 적을때는 시간과 경험의 공유라면.
나이가 먹어갈수록 그 '자리'를 찾아가는 와중에서 불안의 공유와 서로의 위안이라는 부분이 더 많은 차지를 하는 듯하다.

그렇기때문에. 누군가가 옆에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런 대상들을 열심히 찾는 거 같다.
불안의 공유라는. 그속에서의 안도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앞서 고칠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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